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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2026-07-17

역대급 IPO 청약 대란, 그런데 CXMT 앞엔 아직 관문이 두 개 남았다 💾

무슨 일이 있었나

7월 16일, 중국 D램 대표주자 창신춘추(长鑫存储, 종목코드 688825)가 커촹반(科创板, 스타상)에서 정식 공모 청약을 시작했습니다. 공모가는 주당 8.66위안, 최초 발행 주식 수는 66억 8800만 주로 발행 후 총주식의 10%에 해당합니다. 초과배정옵션 행사 전 기준 예상 조달 규모만 약 579억 위안, 전량 행사 시 666억 위안까지 늘어날 수 있어 2020년 중신궈지(SMIC) 기록을 넘어서는 커촹반 역대 최대 IPO가 될 전망입니다. 전략적 배정 명단도 화려합니다. 국가급 국조기금, 중국인수 같은 대형 국가급 투자기금과 보험사는 물론, 중웨이공사·퉁푸웨이덴 같은 반도체 밸류체인 기업, 그리고 텐센트·알리바바클라우드·샤오미·니오 같은 하류 수요기업까지 참여했습니다.

거래소 접수와 거의 동시에 업계 리서치 기관들도 이 회사를 글로벌 좌표계 위에 다시 올려놓고 재평가하는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비트 출하량 기준 창신춰추의 글로벌 D램 점유율은 약 9%로 세계 4위입니다. 지난 10여 년간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세 회사가 사실상 독점해온 시장에, 창신춰추가 4위로 이름을 올린 겁니다. 회사 측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매출은 1100억~1200억 위안, 순이익은 500억~570억 위안에 이를 전망입니다.

이게 왜 중요한가

창신춰추가 지금 IPO에 나설 수 있었던 배경에는 D램 업계의 슈퍼사이클이 있습니다.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급등하면서 실적이 함께 뛴 겁니다. 다만 리서치 기관들이 짚는 숫자는 조금씩 다릅니다. 카운터포인트는 9%, CFM(플래시마켓 데이터)은 2026년 1분기 매출 73억 900만 달러 기준 7.7%, 창신춰추가 투자설명서에서 인용한 Omdia 데이터는 약 7.67%로 집계합니다. 어느 쪽을 봐도 결론은 같습니다. 1분기 기준 삼성전자 약 40.5%, SK하이닉스 약 29%, 마이크론 약 22%로 3사가 합쳐 90% 넘는 점유율을 쥐고 있고, 창신춰추와 이들 사이에는 여전히 큰 격차가 있다는 것이죠. 업계에서는 2008년 대만 D램 업체들이 반도체 다운사이클에서 줄줄이 무너졌던 전례를 거론하며, 창신춰추 역시 지금의 슈퍼사이클이 꺾이는 순간을 어떻게 넘기느냐가 진짜 시험대가 될 거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한국 독자·비즈니스에 주는 시사점

이번 IPO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직접 마주해야 할 이슈입니다. 창신춰추가 조달하는 최대 666억 위안에 달하는 실탄은 고스란히 D램 증설 투자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이는 향후 몇 년 안에 글로벌 D램 공급량 자체를 늘리는 요인이 됩니다. 지금이야 슈퍼사이클 국면이라 가격이 받쳐주지만, 공급이 늘어난 뒤 사이클이 꺾이면 가격 경쟁이 훨씬 치열해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국내 반도체 투자자라면 창신춰추의 증설 속도와 커촹반 상장 이후 실제 조달 자금 집행 계획을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중장기 실적 눈높이를 조정하는 변수로 삼아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국내 반도체 장비·소재 기업 입장에서는, 창신춰추의 증설이 본격화될수록 중국 로컬 장비·소재사에 발주가 몰릴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합니다.

전망

역대급 청약 열기와 별개로, 창신춰추 앞에는 두 개의 관문이 남아 있습니다. 하나는 삼성·SK하이닉스·마이크론과의 점유율 격차를 어떻게 좁히느냐, 다른 하나는 지금의 슈퍼사이클이 꺾인 뒤에도 살아남을 체력을 갖추느냐입니다. 두 관문을 넘어서느냐에 따라 창신춰추가 진짜 4강 체제의 일원이 될지, 아니면 반짝 상장 흥행으로 끝날지가 갈릴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업계로서는 남 일처럼 지켜볼 수 없는 승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