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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2026-07-17

중국차, 도로 위선 1등인데 트랙 위에선 아직 신인인 이유 🏁

중국차, 도로 위선 1등인데 트랙 위에선 아직 신인인 이유 🏁

무슨 일이 있었나

중국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큰 자동차 시장입니다. 자동차 보유 대수가 3억 5900만 대로 세계 1위, 국산 브랜드 승용차 점유율도 69.5%까지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모터스포츠’라는 링에만 서면 중국은 아직 신인 딱지를 못 뗀 처지입니다.

현재 중국에는 국가급 A급 대회 15개, 지방 대회, 민간·완성차 브랜드 대회까지 3층 구조가 이미 갖춰져 있습니다. 그런데 속을 들여다보면 온통 적자입니다. F1은 2025년 한 해 매출만 39억 달러를 찍었는데, 중국 최고 등급 투어링카 대회인 CTCC 운영사는 순이익이 마이너스라 매년 스폰서 수혈로 버팁니다. 정식 라이선스를 가진 드라이버는 전국에 겨우 1만 5000명 수준인데, 인구가 중국의 20분의 1도 안 되는 영국은 협회 등록 회원만 3만 명입니다. 게다가 세계 3대 모터스포츠(F1·WEC·WRC) 그리드 어디에도 중국 국적 팀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이게 왜 중요한가

원래 자동차 산업에는 레이스가 브랜드를 키운다는 공식이 있습니다. 레이스는 곧 기술 검증의 장이자 브랜드 신뢰를 쌓는 무대였다는 뜻입니다. 문제는 중국 자동차 산업이 출발부터 이 단계를 건너뛰고 컸다는 데 있습니다. 뒤늦게 이 무대에 오르려니 규칙은 이미 오래된 선수들이 다 정해놓은 뒤였습니다. F1은 신규 팀의 규칙 개정 요청에 사실상 거부권을 쥔 구조이고, F1 한 팀을 운영하는 데만 연간 2억~3억 달러가 들어갑니다. 포르쉐가 르망 첫 종합 우승을 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19년입니다. 지금 중국 자동차 산업 전체 이익률이 4% 밑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이런 고투입·장기회수형 게임에 뛰어들기가 쉽지 않은 겁니다.

그래도 불씨는 계속 자라고 있습니다. 1985년 홍콩-베이징 랠리로 시작된 민간 열기는 2005년 환타 랠리 창설로 이어졌고, 창청자동차는 오프로드 레이스가 곧 연구개발이라며 양산차로 계속 대회에 참가해왔습니다. 지리자동차는 20년간 4000명 넘는 라이선스 드라이버를 배출한 대중 참여 리그부터, 국제 무대에 도전하는 링크(Lk) 레이싱팀까지 피라미드 구조를 이미 쌓아뒀습니다. 여기에 전동화라는 변수가 등장하면서 판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F1은 2026시즌부터 전기모터 출력 비중을 거의 50%까지 늘리고, WEC는 2026년부터 최상위 클래스에 하이브리드 탑재를 의무화합니다. 싱투는 르망 5개년 계획에 서명했고, 창청은 다카르 복귀를 준비 중입니다.

한국 독자·비즈니스에 주는 시사점

한국도 남 얘기가 아닙니다. 현대차·기아가 WRC(월드랠리챔피언십)에 오랫동안 공들여온 이유가 바로 레이스 투자가 브랜드 프리미엄으로 돌아온다는 공식 때문이었죠. 그런데 지금 전동화 규정 변화라는 같은 문을 통해 중국 브랜드들도 국제 레이스 무대에 들어오려 하고 있습니다. 국내 완성차 입장에서는 프리미엄 이미지 경쟁 상대가 하나 더 늘어난다는 뜻이고, 국내 투자자라면 중국 완성차의 모터스포츠 투자 발표를 그저 홍보성 이벤트가 아니라 브랜드 프리미엄 확보 시도로 읽을 필요가 있습니다. 반대로 국내 레이싱팀·모터스포츠 부품사에는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제 막 국제 무대에 도전하는 중국 신생 레이싱팀들이 해외 기술과 노하우를 가진 파트너를 찾는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전망

욕속부달(欲速则不达)이라는 말처럼, 서두른다고 될 일이 아닙니다. 규칙을 하루아침에 뒤집을 방법은 없으니 중국 자동차 레이싱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묵묵히 실력을 쌓아야 하는 구간을 지나야 할 겁니다. 다만 전동화라는 변수만큼은 확실히 판을 흔들고 있어서, 몇 년 안에 국제 그리드에 중국 국적 팀이 하나둘 이름을 올리는 모습을 보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 자동차·모터스포츠 업계도 이 흐름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